10년 넘게 자선공연…연탄 4만장 기부한 '아장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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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소리

10년 넘게 자선공연…연탄 4만장 기부한 '아장밴드'

음악 사랑하는 직장인들…장소 가리지 않고 출연해 나눔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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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장밴드 소속팀 '신호위반'[촬영 홍현기]

경기 김포에는 10년 넘게 나눔을 실천하는 직장인 밴드연합회 '아장밴드'가 있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처럼 서툴지만,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 밴드 이름이 정해졌다.


2009년 1개 팀 5명으로 시작한 밴드는 15년 동안 6개 팀 30명 규모 밴드연합회로 성장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직장인과 자영업자로 구성된 아장밴드는 2011년부터 자선공연 수익금에 회비를 보태 매년 연말이면 연탄이나 쌀·라면을 지역 소외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2022년을 빼고 매년 연탄 3천∼5천장을 전달하는 등 지금까지 기부한 연탄만 4만장에 달한다.


이영주(56) 아장밴드 회장은 "처음에 1개 팀으로 시작했으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분이 가입을 신청하면서 회원들이 늘어났다"며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봉사활동도 할 수 있다 보니 밴드에 참가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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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전달하는 아장밴드 멤버들[아장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2일 저녁 찾아간 김포시 통진읍 컨테이너 연습장에서는 아장밴드 6개 팀 가운데 이 회장이 소속된 '신호위반'이 연습 공연을 펼쳤다.


팀원 5명은 기타·드럼·키보드로 합을 맞추면서 신나면서도 옛 감성에 젖게 하는 올드팝을 들려줬다.


아장밴드에 소속된 A-5G(아오지)·플러스·뮤직팩토리·벼슬아치 등 다른 팀은 각자 트로트, 90년대 배경음악, 7080 팝 등을 전문으로 공연한다.


아장밴드 구성원들은 대부분 직장인이다 보니 팀별로 매주 1번씩 평일 오후 저녁이나 주말에 이곳 연습장에 모여 맹연습한다.


신호위반 밴드에서 기타를 맡는 한창희(47)씨는 "예전에 음악을 하다가 일 때문에 중단했지만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다"며 "취미로라도 다시 음악을 하고 싶어 6개월 전 합류했는데 봉사활동까지 할 수 있어 만족감이 크다"고 웃었다.


아장밴드의 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초청 기관들이 늘어나 밴드 구성원들은 콘서트장부터 초등학교·주민센터·복지시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펼친다.


무료로 공연할 때가 많고 밥값으로 적은 공연비를 받더라도 연말 나눔 활동을 위해 쓰지 않고 적립한다.


아장밴드 매니저 이상승(53)씨는 "지난번 초등학교 행사 때는 가수 싸이의 챔피언이나 강남스타일을 연주하는 등 관객 맞춤형 선곡을 하고 있다"며 "장애인복지시설 공연 때는 가능한 많은 멤버들이 참여해 함께 춤을 추면서 놀아드리곤 한다"고 말했다.


직장 일로 바쁜 일상 속 다시 음악을 시작한 밴드 구성원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금의 활동을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했다.


이 회장은 "멤버들은 과거 스쿨밴드 등에서 활동하다가 직장에 다니느라 음악을 못했던 사람들로 다들 뿌듯한 마음으로 밴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큰 목표 없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함께 음악과 봉사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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