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갑 슈퍼루키' 윤영철, 갈수록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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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멘탈갑 슈퍼루키' 윤영철, 갈수록 발전한다

"내 자책점이 아니라서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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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KIA 선발투수 루키 윤영철이 위기에 몰렸다. 2회까지는 퍼펙트. 3회 위기도 상대 주자의 본헤드 플레이로 넘겼다. 그러나 4회 1사 1루에서 평범한 3루 땅볼을 유도했는데 3루수 변우혁의 악송구가 나왔다. 다음타자 김주원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윤영철은 침착하게 오영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하고 만루 위기를 벗어났다. 신인투수답지 않는 담대함을 보였다. 이닝을 마치는 순간 실책한 변우혁은 글러브로 얼굴을 가리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더그아웃에서 윤영철을 끌어안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위기를 막은 것이 결국 5-0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윤영철은 5이닝을 3피안타 2볼넷을 내주었지만 5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위닝시리즈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경기 1회 5실점, 두 번째 경기는 2실점으로 막더니 세 번째 경기는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하며 점수를 주지 않았다.


32개를 던진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해졌다. 직구도 평균 135km에 불과했지만 통했다. 긴장감을 벗고 서서히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김종국 감독도 크게 칭찬했다. "5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를 해주면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된다"고 말햇다. 


경기후 만루위기에서 어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히 별 생각이 없었다. (실점을 해도) 어차피 내 자책이 아니기 때문에 편하게 던진 것 같다. 자책이었다면 더 잘했을 것이다"며 웃었다. 농담까지 타고 난 배짱이었다. 이날 볼을 받은 포수 한승택은 "신인이면 정신 없고 급한데 영철이는 그런 면이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갈수록 발전한다는 김 감독의 말이 맞았다. "두 경기에서는 초반이 좀 안좋았다. 이번에는 더 집중하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첫 경기는 긴장을 많이 해서 내 피칭을 못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투구를 하다보니 조금씩 편해지고 내가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함성소리를 들리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첫 승에 대한 조급함도 없다. "빨리 이기고 싶은 마음은 없다. 꾸준히 던지다보면 언제가는 이룰 것이다. 다음 경기가 될 수 있고, 그 다음 경기가 될수 있다. 그저 꾸준히 던지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19살 루키가 아닌 마흔살 베테랑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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